[앵커]
성희롱을 방지해야 할 학생 인권부장이 오히려 학생을 성추행해 직위 해제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.
한 달 전 동급생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고등학교인데 동료 교사들은 문제의 인권부장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.
오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.
[기자]
새 학기가 시작한 지난 3월, A 양은 오랜 고민 끝에 성희롱 상담전화를 건 뒤 경찰서를 찾았습니다.
지난 2014년 여름, 교사 박 모 씨가 집에 데려다준다는 이유 등으로 세 차례에 걸쳐 차 안에서 성추행한 사실을 털어놓기 위해서입니다.
A 양은 자신이 거부하는데도 교사가 신체 일부 등을 만졌다고 진술했습니다.
당시 이 교사는 교내 성 문제 등 인권 보호 임무를 맡은 학생 인권부장이었습니다.
[피해 학생 : 저런 사람이 교단에 서 있으면 제3의 피해자가 나올지도 모르고. 어떻게 보면 제가 그걸 눈감아 주는 거잖아요.]
경기도교육청은 조사 끝에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지난 4월 박 씨를 직위 해제했습니다.
경찰도 이 여고생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달 말 박 씨를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.
그런데 동료 교사 12명은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박 씨의 일방적인 주장만 믿고 선처를 바라는 내용의 탄원서까지 냈습니다.
피해자인 제자의 처지는 배려하지 않은 겁니다.
[학교 관계자 : 같은 동료 교사 입장에서 마지못해 동의하지 않았을까….]
학교 측은 일부 교사들이 탄원서를 낸 뒤에도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.
경기도교육청은 다음 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면이나 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릴 예정입니다.
여고생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학교에서 교사도 여고생 성추행 혐의로 직위 해제됐습니다.
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, 학교의 대응 등이 적절했는지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.
YTN 오태인[otaein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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